당뇨병 환자 진료시 신장 기능도 눈여겨 보는 이유

몇 년 전, 일로 인해 대학 교수님들의 당뇨병 치료제 관련한 세미나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치료제 관련하여 내분비내과 교수님들의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 갔습니다. 그 때 어떤 여자 교수님이 했던 발언이 기억이 납니다.

 

어차피 당뇨병이 걸리면 신장은 서서히 망가지게 되어 있어요.
얼마나 빨리 관리를 시작할지,
그리고 망가지는 속도를 어떻게 제어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요.

신장(kidney)는 혈액의 최종 분리수거 기관

 

 

장에서는 우리 몸의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에서 순환을 마친 혈액은 신장으로 향합니다. 신장에서는 그 혈액을 받아 더 이상 우리 몸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것들을 걸러서 소변으로 내보냅니다.

이 때 우리 몸에서 활용이 가능한 glucose(포도당)을 비롯하여 각종 무기질 등을 재흡수합니다. 그러니까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포도당은 다시 재흡수가 되어야 합니다.

 

신장은 혈액 속 활용 가능한 물질은 최대한 재흡수하여 다시 활용하는 분리수거 기관이다.

 

 

위의 그램에서 보면 2번 과정이 재흡수 과정입니다. 우리 혈액 속의 포도당 역시 신장에서 다시 재흡수되어 우리 몸에서 다시 활용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소변에는 포도당이 검출되면 안 됩니다. (전량 재흡수되어 우리 몸의 에너지로 활용되어야 하니까요)

 

소변에서 포도당이 검출되면 당뇨병이다.

 

뇨병(糖尿病)을 한자 그래도 해석하면 "당이 있는 소변을 보는 병"입니다. 그러니까 정상적인 경우 소변에 포도당이 있으면 안 됩니다. 신장에서 이미 다 걸러져서 나오면 안 되는 포도당이 소변에 있으니까요. 포도당은 그 분자량이 커서 사구체에서 쉽게 걸러지고, 재흡수가 됩니다. 그런데 소변에서 포도당이 나왔다는 것은 사구체가 어딘가 망가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체가 망가지면 큰 음식물을 걸러낼 수 없듯, 신장이 망가지면 포도당을 걸러낼 수 없다.

 

 

한번 망가진 체는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

 

뇨병 환자들은 이미 신장이 어느 정도 손상을 입은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신장 손상이 이미 진행형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당뇨병 초기 환자들이라면 관리를 통해 그 기능을 유지하는 쪽으로 갈 수 있겠지만, 이미 오랜기간 당뇨병을 가지고 있었다면 신장 기능이 상당히 망가졌다고 봅니다.

그래서 당뇨병 치료제를 보면 신장 기능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약제들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을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들도 많아져서 신장 기능에 영향이 적은 계열의 약들이 선호되는 것도 목격합니다.

어쩌면 건강을 잃기 전에 지켜야 한다는 말은 당뇨병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신장에서 혈액을 걸러내는 과정과 관련 약제의 작용들

 

신장이 망가지면 어떻게 될까?

장 기능이 완전히 망가지게 되면 우리 몸에서 순환하는 혈액을 제대로 거르지 못해, 빠져나오면 안 되는 물질이 왕창 빠져나오거나 아예 소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를 신부전(renal failure) 라고 합니다. 신부전이 생기면 혈액 속에 노폐물과 독소가 쌓인 채로 우리 몸을 순환하게 되는데, 독소가 우리 몸을 돌면서 각종 질환과 문제들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에 신부전 환자들은 인위적으로 혈액을 걸러주어야 합니다. 인공적으로 혈액을 깨끗하게 걸러주는 과정을 투석(dialysis)이라고 합니다.

투석을 흔히 복막투석과 혈액투석으로 나누는데, 그 어떤 것을 하든 번거롭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복막투석은 하루 3-5회 정도 시행해야 하며, 혈액투석은 2-3일마다 병원에 방문하여 시행해야 합니다. 사실상 의료적인 처치가 계속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명 유지 자체가 어렵습니다.  

혈액투석을 하는 환자. 2-3일에 한번은 병원에 가서 투석기에 의지하여 혈액을 걸러내야 한다.

 

어떤 상황이 되었든 당뇨병 환자에게 신장 기능의 보존은 무척 중요합니다. 당뇨병을 관리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합병증 예방입니다. 신장 질환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신장에서 소변을 걸러주는 기능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하여 더 큰 합병증인 신부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소 운동과 식습관 조절은 물론,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정확하게 투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Posted by 약사엄마 약사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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